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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토벤 바이러스 VS 노다메 칸타빌레
    Joony's Story 2008. 10. 3. 07:54

    요즘 한창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이제까지 천편일률적이던 한국 드라마에 있어서 음악이라는 참신한 소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듯 하다. 한국의 드라마하면 정형화 되어있던 삼각, 사각관계부터 베베 꼬이고 머리 아프기까지한 출생의 비밀 등 정말 이제는 진부하다 못해 넌저리가 나는 소재와 스토리가 생각나지만 이 베토벤 바이러스는 그렇지 않나보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소시민이며 사회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이라 동질감을 느끼나보다.
    그리고 강마에라는 주인공의 특이한 성격과 성품, 두루미라는 예쁘신 배우 덕에 한창 주가가 최고에 달한 느낌이다.

    그러나 이 드라마가 등장할 때부터 나온 '노다메 칸타빌레' 표절은 내 머리속에서 지워지지 않아 내내 노다메와 비교하면서 봐야했었다.

    그래서 이번에 한번 이 두 드라마를 아주 간단하고 주관적으로 비교해보겠다.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베토벤 바이러스 (한국 MBC)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6년 방송된 노다메 칸타빌레 (일본 후지TV)

    일단 베바는 노다메 이후로 나왔다는 점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표절이라는 의혹을 살 수 밖에 없는 것이 그것인데, 이러한 의혹을 떨치기 위해 한국 드라마틱한 스토리라인과 캐릭터 설정을 했지만 왜 이렇게 나의 눈에는 식상할 뿐일까. 일단 초반에는 정말로 음악이 중심인 듯한 드라마로 출발했으나 갈수록 어디선가 많이 본
    멜로 드라마가 되어갈 뿐이다. 반면에 노다메는 음악으로 시작해서 음악으로 끝을 맺는 드라마다.

    음악 얘기가 나왔으니 각 드라마의 음악을 비교해보겠다. 클래식음악을 연주한다는 공통점이 있으나 여기서 비교하려는 것은 배경음악이다. 베바의 경우 기존의 클래식 음악을 어레인지 또는 리메이크한 곡을 배경음악으로 삽입하고 있는데 솔직한 심정으로 때려치우고 주옥같은 원곡을 망치지 말아줬으면 한다. 촌스러운 기타와 전자바이올린 연주는 흔하디 흔한 한국 가요계 특유의 질질 늘어지는 음악으로 점철되어있다. 즉,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과 주변인물들이 악기를 들고 연주하지 않는 한 이것이 음악을 소재로 한 드라마라고 알기가 정말 힘들다.
    노다메는 어떤가? 드라마 자체가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가벼운 느낌의 음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어떻게 들으면 유치한 수준의 배경음악도 존재하나 클래식음악이라는 드라마의 메인소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느낌이다. 또한 몇몇의 배경음악은 적시적소에 클래식 원곡 그대로 흘러나와 조화를 이룬다.

     
    이제 스토리 부분을 보자. 아직 베바는 완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곤란하나 벌써부터 러브스토리로 점철될 느낌은 강하게 든다. 결국 음악은 남녀주인공들을 이어주는 '소품'에 불과하게 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노다메는 완결이 되었으니 평가할 수 있겠다. 시종일관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을 좋아하는 설정으로 되어있으나 러브스토리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정말 음악에만 미쳐있는 사람들이 진정한 음악가가 되는 과정에 사랑과 우정이 있다는 것이 드라마의 주제라면 주제일 것이다. 그만큼 '음악'이라는 소재는 '소품'이 아닌 주인공들의 정체성을 나타내 주는 핵심 키워드다.

    이정도 비교하고 나니 대체로 베바에겐 비판적인 시선을, 노다메에게는 호의적인 비교가 되었다고 본다. 이것은 두 드라마를 보고 "내 안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 끓어올랐는지 아닌지"가 가장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노다메를 보면서 다시금 피아노를 치고 싶다는 욕망이 강하게 든 반면, 베바는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것은 두 드라마 모두 음악을 소재로 하였으나 그것을 '소품'으로 여겼느냐 아니면 '핵심 키워드'로 여겼느냐의 차이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드라마의 경우 대체적으로 시청자의 의견이 스토리라인에 크게 좌지우지 되기 때문에 만약 베바가 처음부터 짜여진 스토리대로 가지 않고 시청률에 급급한 모습을 보인다면 그저 '약간 색다를 뻔했던' 드라마가 되고 말 것이다. 이왕에 시작한 음악 소재 드라마, 정말 음악이란 무엇인지, 음악을 하는 사람이란 무엇인지 알려주는 좋은 드라마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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