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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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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술경영이란 무엇인가? What is the MOT? (Pirm)
    History 2007. 7. 30. 00:26
    기술경영이란 무엇인가?
     
    요즘은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이 좋지 않지만 지난 40년간의 획기적인 경제발전은 많은 후진국과 개발도상국으로부터 부러움을 사 왔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이제 의식주 문제 해결보다는 ‘웰빙’과 ‘선진국 수준의 1인당 2만불 소득’을 새로운 목표로 삼고 있다. 1970년대까지 산업화의 추진력은 양질의 값싼 노동력을 자원으로 한 수출과 생산 확대이었으며 정부와 대기업이 주체가 되었다. 그러나, 요즘은 경제가 성장해도 고용이 늘지 않는다고 한다. 과거와는 다른 현상으로, 우리 사회가 ‘기술기반 경제(Technology-based Economy)’로 변했기 때문이다.
    사람과 시설을 늘려 제품의 생산량을 증대하고 매출 확대를 통해 성장과 이윤을 취하던 전략은 더 이상 효과가 없는 것이다. 그에 반하여 반도체, 통신, 조선, 자동차, 철강 등 산업은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 순조로운 수출과 큰 이익으로 호황의 기쁨을 누리고 있다. 이들 산업의 주역인 삼성전자, LG전자, 대우해양조선, 현대자동차, POSCO 등의 국제경쟁력은 더 이상 ‘양질저가의 노동력’도 아니고 단순한 대규모 생산에서 오는 ‘규모의 경제’도 아니다. 이들 기업의 핵심역량은 ‘기술(Technology)’과 ‘혁신능력(Innovation Competence)’이다.
    기술경영(Management of Technology)의 정의 가운데 하나는 “기술경영은 엔지니어링, 과학과 경영의 원리를 연결하여 기술적 역량을 계획, 개발하고 실행을 통하여 조직의 전략과 운영상의 목표들을 만들고 달성하는 것이다”이다. 쉽게 말하자면 기업경영을 하는 데 있어서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문제를 해결하고 효과적인 기술혁신 활동을 추진하기 위한 원리와 기법의 개발과 적용을 다루는 학문분야라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같이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에는 기술경영의 성공을 빼 놓을 수 없다.
    삼성전자가 1980년대 초 선진국 기업보다 뒤늦게 반도체 산업에 뛰어들어 10년 후 세계적 반도체 업체로 도약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이병철 회장의 반도체 산업 전망에 대한 선견지명과 과감한 투자와 추진력의 기업가 정신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회장의 비전을 실천하기 위하여 불모지와 다름없었던 반도체 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단기간에 끌어 올리고 마침내 세계반도체 기술을 선도할 정도의 기술 능력을 배양한 임원진과 연구개발 인력의 노력을 간과할 수 없다.
    현대자동차의 성공스토리를 보면 대우자동차나 기아자동차와 다른 기술개발 전략을 볼 수 있다. 1970년대 초 현대자동차는 미국 포드자동차와의 합작추진에 실패하고 홀로서기를 통해 당시의 경쟁사인 기아자동차나 신진자동차를 상대로 경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에 따라서 경쟁사가 외국합작사의 부품을 들여와 조립 생산을 계속할 때, 현대는 국내 최초의 독자 모델인 ‘PONY’를 개발하였고, 이것이 히트하여 경쟁사를 추월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 후에도 현대자동차는 독자기술을 확보하기 위하여 꾸준히 과감한 투자를 하였고 1990년대 초 독자적인 엔진기술도 확보하게 된다. 두 회사의 사례뿐만 아니라 2000년대까지 생존하고 성장하고 성공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독자적인 기술경쟁력을 갖춘 데서 오늘의 영광이 있는 것이다.
    1960년대나 1980년대 까지 승승장구하던 기업 가운데 실패하여 사라졌거나 부실화된 기업은 어떤 기업일까? 과거 우리나라의 대표적 기업이었던 경성방직, 국제그룹, 대한그룹 등은 결국 새로운 기업환경과 기술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데서 실패한 것이며 특히 보다 기술집약적인 신규사업 개발과 신규시장 개척에 등한시했기 때문에 사라진 것이다. 과거 40년간 우리나라의 산업은 단순노동력 중심산업에서, 기능인력 중심산업으로 변하였고, 다시 기술기반 산업으로 발전해왔다. 이러한 발전과 변화 궤적에 적절히 대처하고 능력을 키운 기업만이 살아남은 것이고 앞으로도 성장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경쟁력 있는 기술은 쉽게 시장에서 사거나 베낄 수 없다. 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확보하려면 장기간의 연구개발투자와 노력이 있어야 한다. 10년, 20년 후 어떤 기술이 기업의 사업적 기반이 될 수 있을지를 예견하고 꾸준한 기술개발 노력을 수행해야 기회를 포착할 수 있으며, 경쟁자 보다 먼저 새로운 시장을 차지할 수 있다. 일본의 캐논사는 1960년대 초 레이저를 연구하기 위하여 과학자 두 명을 초빙하여 기초연구를 시작하였다. 아직 무엇에 쓸지 어떤 제품에 활용할지 구체적 방안이 없었지만, 카메라 제조 회사이니만큼 정밀기계와 광학 기술에서 앞서가야 기회를 잡을 수 있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경영진이 믿었기 때문이다. 이 때 시작한 레이저 기술 개발은 1970년대 중반 컴퓨터용 레이저 프린터 개발을 미국의 HP사와 같은 시기에 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으며, 1980년대 초 PC시장이 급성장하면서 PC용 프린터로 엄청난 매출신장과 이익을 회사에 가져다주었다. 1980년대 말에는 레이저 기술을 바탕으로 반도체 제조용 장비를 개발하여 또 하나의 성공적인 신사업을 개척하였다.
    우리나라 전체의 R&D 지출은 2003년 18조원을 상회하며 총연구개발 종사자 수는 28만명에 이르고 순수 연구원 수도 19만명에 이른다. 이와 같은 막대한 자원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배분하여 연구개발 성과와 연결시킬 것인가를 다루는 국가기술정책, 기술경제, 기술경영은 20년 전 연구개발에 대한 자원투입 규모가 적을 때에 비하여 중요성이 크게 증대하였다. 기술정책과 기술경제는 국가 수준에서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고 기술경영은 기업의 수준에서 해결방안을 찾아 적용하는 것이다.
    기술경영학의 중요한 연구주제들은 기술전략과 정책, 기술혁신 과정, 연구·개발 관리, 기술창업과 벤처경영, 기술신제품개발관리, 기술예측과 계획, 기술이전, 기술위험분석과 평가, 생산기술관리, 정보기술의 도입과 적용, 기술변화와 조직혁신, 기술프로젝트 관리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1992년 기술경영경제학회가 창립되어 50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학에서의 기술경영학 연구나 교육은 매우 저조하여 몇 개 대학에서만 전공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KAIST의 테크노경영대학원의 기술경영전공, 아주대학교경영대학원 석사과정과 대학원 시스템공학과의 기술경영석사과정, 서울대학 대학원 협동과정 기술정책전공과 기술경영전공과정, 연세대학교 대학원 기술경영학 협동과정 등이 있고 성균관대학교 공과대학, 세종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 등에서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한 조사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300개가 넘는 대학에서 연간 12,000명의 기술경영학 학위취득 인력을 배출하고 있는 데 반하여 일본에서는 대학과 일반 교육기관을 합하여 540명 정도 밖에 배출되지 않고 있다 한다. 일본정부는 이를 개선하고자 2003년 MOT교육진흥 정책을 수립하고 5,000명 수준으로 늘리고자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학과 기업은 아직도 기술경영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아 이 분야에 대한 지원과 투자가 미약하다. 기술경영경제학회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용세중 기술경영경제학회장
    사이언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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